나보다 부자, 세금 내는 나무
경북 예천의 천연기념물 ‘석송령’과 ‘황목근’은 매년 따박따박 재산세를 내고 있죠. 석송령에겐 1927년 이수목 씨가 2천평, 황목근에겐 1939년 금남리 주민들이 4천평의 땅을 상속하며 시작된 전설 같은 이야기랍니다.

살인죄가 아니었다고? 알 카포네가 감옥 간 이유
전설적인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 미국은 그를 살인죄가 아닌 탈세(소득 미신고) 혐의를 적용하여 기소하고 감옥에 보냈어요. 총보다 무서운 건 세금. 자본주의의 근본은 결국 ‘세무조사’였죠. 흉악범이라도 세금 잘 내세요.

세금으로 부자되자, 탈세 제보 포상금
부동산 불법 증여나 탈세 정황을 알고 있다면 국세청으로! 사실로 확인되면 최대 40억 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 정서상 꺼림칙하게 느껴지지만 공정사회를 바로 세우는 옳은 일입니다(돈으로 칭찬도 받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갈등의 시발점은 세금
남북전쟁 후 몰락한 집안을 지키기 위해, 스칼렛 오하라는 동생의 약혼자 프랭크를 빼앗아 결혼합니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농장(타라)의 재산세 300달러를 내기 위해서. 이를 시작으로 스칼렛의 인생은 꼬이기 시작해요.

연봉협상 하기 전, 클릭하고 가요
한미간 관세협상은 저리 가세요~ 미소 띤 표정으로 치열한 수싸움이 오가는 내 연봉협상 테이블- 대충 올려 받고 나왔는데 세후로 따져보니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함정. 협상 전, 실수령액 체크는 필수예요.

일론 머스크는 세금을 많이 낼까, 적게 낼까?

어디선 많이 낸다 하고, 어디선 적게 낸다고 하고. 찾아보니 둘 다 맞말. 그는 세계 최고 수준 부자면서도 적게 내는 꼼수를 써요(*2014년, 2018년 연방 소득세를 $0 냈어요). 머스크의 재산은 거의 주식. 미국 세법상 주식은 팔지 않으면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급여도 안 받아 세금도 안내요. 생활비는 주식 담보 대출로 해결. 대출도 과세 대상이 아니죠. 그러다 주식을 현금화해야 할 때(스톡옵션 만료 등) 천문학적 세금이 대폭발.

*ProPublica 2021

맥주 한 잔 먹었는데, 교육세를?

© Wikimedia Commons_표도르 대제

세금, 시대와 문명을 비추는 거울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이 세상에서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죽음과 세금 빼고는” 이란 무시무시한(?) 명언을 남겼죠. 고대부터 지금까지 엉뚱을 넘어 기괴할 정도의 세금을 들여다보면 시대와 문명을 알 수 있어요.

과거엔 돈, 뽀대, 차별

🚽고대 로마 소변세 : 황제 베스파시아누스가 공중화장실에서 모은 소변을 활용하는 업자들에게 부과한 세금. 당시 소변은 염색, 가죽 무두질 같은 공정에서 유용하게 쓰였기 때문이죠. 주위 비난에 황제는 "돈은 냄새가 없다"는 한마디로 끝!

🧔17세기 러시아 수염세 : 표트르 대제가 서구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 남자가 수염을 기르려면 세금을 내야 했고, 세금 납부증명서까지 목에 걸고 다녀야 했죠. 납부를 거부하면? 강제로 수염싹둑! 

😱19세기 인도 유방세 : 트라방코르 왕국에선 하위 카스트 여성이 가슴을 가리려면 세금을 내야했어요. 신분질서를 지키기 위한 통제였으나 너무 가혹하고 차별적인 세금. 나겔리(Nangeli)라는 한 여성이 세금납부를 거부하며 가슴을 잘라 내고 과다출혈로 사망했어요. 이를 계기로 봉기가 일어나고, 결국 세금은 폐지되었어요. 

지금은 환경, 건강, 공동체

🐄방귀세 : 2030년부터 덴마크는 가축의 메탄가스 및 기타 온실가스 배출에 따라 농장주에게 부과예정인 세금이에요. 뉴질랜드 또한 추진했지만 농민들의 반발로 최종 철회! 

🥫정크푸드세 : 설탕, 소금, 카페인을 많이 넣은 가공식품과 음료를 제조, 수입하는 기업에 부과하는 헝가리의 세금. 가당 음료의 설탕 함량에 따라 세율이 다른 설탕세도 있죠. 멕시코, 영국, 프랑스, 태국, 미국(일부 주/시), 칠레, 필리핀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시행 중.

🚽변기 물 내림세(Flush Tax) : 미국 메릴랜드 주는 하수처리 시스템 개선을 위해 집주인에게 부과하는 일종의 부담금. 이름만 들으면 오해하기 딱 좋죠? 

미래에 누가 어디에 있든지

🤖로봇세 :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만들어낸 경제적 가치에 부과하는 세금. 로봇 자체에 부과하는 방식부터, 로봇이 만든 부가가치에 과세하는 방식까지 다양해요. 세금 주체는? 로봇을 쓰는 기업!

🌌우주세/궤도세 : 우주여행, 자원채굴, 지구궤도에 수많은 인공위성과 우주 정거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에게 부과. 2024년 미국이 인공위성 등 우주 비행체에 대한 궤도 혼잡 수수료(Orbital Debris Fee) 부과를 검토하는 걸 보면 현실화가 멀지 않았죠.

🖥️데이터세 : 사용자가 만들어낸 데이터로 빅테크 기업이 큰 이익을 얻을 때, 데이터의 거래규모나 플랫폼 체류 시간 등에 세금을 매기려는 아이디어. 현재 논의 중인 ‘디지털세’의 한 형태로, 데이터 생성, 이용, 활동 자체에 과세하려는 거죠. 

*디지털세 : 글로벌 IT 기업들은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에 서버만 두고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그 나라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어요. 요 얌체짓에 OECD 주도로 140개국은 '돈 버는 나라에 세금을 내라'는 원칙에 합의해 부과하려는 세금.

많이 내는 나라, 적게 내는 나라!

소득세율 1, 2위를 다투는 나라는 거의 북유럽에 몰려있는데요. 대표적인 나라가 덴마크와 스웨덴이에요. 고소득자의 경우 50%가 넘는 돈을 세금으로 내지만 국민들은 불만이 없다고 해요. 무상의료, 무상교육은 기본이고, 덴마크의 경우 대학생이상, 스웨덴의 경우 16세이상 학생에게는 학업수당까지 지급되거든요. 이뿐 아니라 주택지원, 실업급여와 연금제도가 국민생활을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국가를 믿고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고.

반대로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 나라도 있는데요. 아랍에미레이트와 브루나이, 모나코가 대표적인 나라예요. 국영 에너지 회사가 막대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와 브루나이는 국민 개인들로부터 세금을 받지 않아도 나라 운영이 되는거죠. 이민가고 싶다구요? 하지만 집값과 물가는 만만치 않으니 고려하셔야 해요.^^ 모나코는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로 거론되는 나라인데요. 소득세는 물론 재산세, 상속세가 없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거주 조건이 까다로워서 극소수의 자산가와 특권층만이 이민에 성공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살펴보니, 세금을 많이 내는 나라들은 복지가 두텁고, 반대로 세금을 적게 내는 나라들은 정부 역할이 작거나 개인 책임이 큰 구조가 보이네요. 단순히 세금 많은 = 나쁨, 세금 적음 = 좋음으론 볼 수 없을 것 같아요. 각 나라가 어떤 사회-복지 모델을 선택했느냐가 관건이겠죠.

세금인 듯 세금아닌 세금같은 너 

거스름돈이 사라진다, 현금 라운딩
‘1원, 2원이야 뭐~’ 스웨덴은 50원짜리 동전을 없앴고, 벨기에는 현금 결제를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해요. 4.72유로는 4.70유로로, 4.73유로는 4.75유로로(우리나라도 소매가에서 1원 단위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공평해 보이지만, 상점은 이미 ‘올림 쪽’에 유리한 가격을 설계하죠. 한번엔 5원이지만, 1년이라면?

계산대의 착한 유혹, 자발적 세금
‘거스름돈 기부하시겠어요?’ 미국, 캐나다, 영국의 리테일 매장에서 자리잡은 옵션이에요(우리나라 계산대에서도 한 번쯤 본 문장). 거절하기 민망해서 누른 버튼 하나가 기업의 기부 실적이 되고, 세제 혜택은 그들이 받아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발적 세금'을 내는 셈. 좋은 일에 쓰인다는 위안은 있어요.

플랫폼의 통행료, 민간 조세
디지털 플랫폼들에게 우리는 직접 보지 못하는 수수료를 내고 있어요. 애플과 구글은 앱 판매 및 인앱 구매에서 15~30%의 수수료를 가져가요. 배달의 민족 같은 배달 앱들도 음식점으로부터 높은 중개 수수료를 받죠. 이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돼요(통신비도 민간 조세라는 개인적 생각이에요).

카드를 쓴 대가, 인터체인지 수수료
‘현금이면 7만원, 카드로 하시면 7만7천원입니다.’ 물건 살 때 이중 가격 들어보셨죠?(물론 불법입니다만) 네트워크와 발급사는 가맹점에 수수료를 청구해요. 보통 거래액의 1~3% 수준. 가맹점들은 이 비용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해서, 현금을 쓰든 카드를 쓰든 결국 우리는 이 수수료를 부담해요.

환경이라는 이름, 미세 조세
‘비닐봉투는 50원입니다.’ 마트에서 한동안 들었던 말. 일본에선 플라스틱 포장, 일회용 컵, 비닐 봉투에 환경 부담금이 붙어요. 아일랜드는 2002년 봉투세를 도입해 성공 사례가 되었고요. 일회용 봉투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 환경 보호의 명분은 분명 타당해요. 하지만 이것도 '미세 조세'의 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