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도만 알면 어떤 대화에서도 아는 척 할 수 있다! 21세기 교양인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여행지에 도착해, ‘이런 감정을 느껴본 곳’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제주가 유일한 것 같아요. 묘한 자긍심과 애틋함을 자극하는 섬. 제게 있어 제주는 대한민국에서 구름이 제일 가깝게 다가오는 곳, 바다색이 예쁜 곳, 춥지 않은 곳, 사연이 느껴지는 곳입니다. 언젠가 비자림로 벌목 얘기가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는 얼마나 가슴이 철렁했는지, 스스로도 몰랐던 제주사랑을 자각하고는 좀 놀랐답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을 주변에 얘기해보면 의외로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더라구요. 제주는 제주사람만의 섬이 아니었구나! 우리 모두가 마음에 품고있는 섬이었구나! 생각하면서 이번 제주편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우리가 몰랐던 제주,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제주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
|
|
목차
1. 제주도에 신이 산다?
2. 제주에는 삶을 쌓는 법이 달라요
3. 제주: 아싸, 내가 1등
4. 제주의 아픔 4.3
5. 배워보자, 제주어
6. 요정도사전의 픽(제주 여행코스) |
|
|
🏝️ 제주도에 신이 산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창조신화를 품은 신비로운 섬. 무려 1만 8천 신이 살았다고 전해지죠. 그래선지 예부터 ‘당오백 절오백’이라 할 정도로, 제주엔 무속신앙과 불교가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있어요. 산에는 산신당, 바다엔 해신당, 마을마다 본향당이 있는데 현재 남아 있는 본향당은 300곳. 험한 자연 속에서 살아야 했던 제주 사람들에게, 신은 많을수록 더 좋았을지도.
🌋제주도의 창조 여신, 설문대할망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발이 현재 제주시 앞 관탈섬에 닿을 정도였다는 거대한 여신. 하늘과 땅을 가르고 바다에 흙을 가져와 제주도를 만들었어요. 치마에 담은 흙이 흘러내려 오름이 되었고 마지막에 날라다 부어 만든 게 한라산. 설문대할망은 제주도 그 자체이자, 제주 여성의 강인함과 모성애를 상징해요. 오름과 한라산은 그녀의 손길이 깃든 제주의 정체성이자 신화의 흔적.
🌾농경과 오곡의 신, 자청비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용기, 지혜, 미모를 모두 갖춘 여신. 옥황상제의 아들, 문도령과의 사랑을 위해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며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여성 영웅이에요. 자청비는 하늘에서 오곡의 종자를 가져와 농사법을 인간에게 전해주며 풍요의 신으로 추앙받습니다. 매년 6, 10월마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도 자청비의 선물이겠죠.
🌀운명을 짓는 신, 가믄장아기 ‘삼공본풀이’에 나오는 여신으로, 인간의 운명과 전생의 인연(전상)을 관장해요. 세 자매 중 막내로 태어난 가믄장아기는, “누구 덕에 사느냐”는 부모의 질문에(왜 궁금한지.) 언니들과 달리 “내 덕에 산다”고 답해 집에서 쫓겨났죠. 하지만 설화 속 주인공답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삶을 개척해 마침내 부모와 재회하고 운명의 신이 됩니다. 제주 사람들의 독립성과 주체성을 엿볼 수 있죠.
🌊바다와 바람의 신, 영등할망 음력 2월 제주에 찾아오는 풍요와 생명의 씨앗을 뿌리는 신. 전설에 따르면, 외눈박이 거인의 섬에 표류한 어부들을 구했지만, 거인들에게 목숨을 잃고 그 시신이 제주 곳곳으로 흩어졌다고.😨 제주 사람들은 그녀를 신으로 모시며 해산물의 풍요와 안전을 기원하는 굿을 지내게 되었어요. 칠머리당 영등굿은 1980년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 2009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가치를 인정받았어요.
|
|
|
제주에는 삶을 쌓는 법이 달라요
가족보다 유연하고, 친구보다 든든한- 괸당 '괸당'은 혈연, 지연, 혼인 등으로 연결된 사람들을 의미해요. 가족이 아니어도, ‘우리 편’이라는 연대감이 있으면 괸당. ‘나 괸당이야’ 한마디면 처음 본 사람도 밥을 차려주고, 일을 거들고, 도움을 줬어요. 도시에서는 낯선 말이지만, 제주에서는 삶의 방식.
아줌마도, 아저씨도- 삼춘 ‘삼촌’의 제주식 표현. 사촌 삼촌은 아니고, 성별, 나이에 상관없이 가까운 어른을 부를 때 쓰는 말이에요. 혈연과 무관하게 정을 나누는 호칭이란 점에서 괸당과도 닿아 있어요. ‘삼춘~ 김녕은 어디로 가면 돼요?’ 하고 모르는 어른에게 말을 걸기 좋은 단어.
낚지 않고, 기다리는- 어살 바닷가에 돌을 V자 모양으로 쌓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방식. 물이 들어오고 빠질 때, 고기가 갇히는 구조예요. 기계나 낚싯줄도 없이 생태계를 해치지 않으며 바다의 시간을 따라 살아가는 제주는 바다와 경쟁하지 않고, 같이 흘러가요.
소나 말을 돌보는 목동- 테우리 제주에서는 소나 말을 방목하는 문화가 있었어요. 그 동물들을 돌보며 따라다니는 사람을 테우리라고 불렀어요. 돌담 울타리(방목장)를 지키는 사람, 바람 부는 초지에서 동물들과 하루를 보내는 사람, 그리고 그 삶의 이름이 테우리였어요.
기술이자 예술- 밭담 밭의 경계를 짓는 돌담. 밭을 갈다가 나온 돌들을 모아 만들었어요. 구멍 뚫린 화산석이라 바람을 적당히 막으면서도, 쎈 바람은 통과하여 무너지지 않고 물도 고이지 않아요. ‘사람보다 밭담이 오래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돌 하나하나에 방향과 균형을 고려해야 하는 기술이 필요해요. 이 또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이용하는 정신의 흔적.
|
|
|
유네스코 자연유산 3관왕 유네스코 3관왕(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으로 국내 최대 지정 문화재 자연유산 지역이에요. 지질학적·생태학적으로 세계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제주도는 놀러가는 곳 연간 관광객 수 전국 1위로 섬 인구의 20배예요. 그만큼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면, 사랑받는 쪽은 조금 지쳐요.
역시 바람의 섬 2023년 기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 약 18% 이상으로 재생에너지 비율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전국 평균(약 7%)을 훌쩍 넘는 수치예요.
제주=감귤 전체 감귤 생산량의 90% 이상이 제주에서 나와요. ‘제주=감귤’은 통계적으로도 사실이에요.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내륙 지역에서도 감귤 재배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
메밀, 강원도인줄 알았지? 제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밀을 생산하는 지역이에요. 제주의 기후와 토양이 메밀 재배에 적합하여, 다른 지역보다 높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어요.
우울한 1등 자살률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 2015년 전국 1위(29.4%)를 기록했어요. 2018~2020년까지 3년 연속 2위, 2021년 14위로 내려갔으나, 다시 증가세를 보여 2023년엔 4위예요.
|
|
|
© 제주4.3평화기념관_홈페이지
제주의 아픔 4.3
제주도를 얘기하면서 4.3을 빼놓을 수 없지만 요정도사전의 특성상 짧은 몇 문장만으로 이 문제를 다루어도 될까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4.3사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요정쓰를 위해 짧게라도 개요를 정리해봅니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이에요. 해방 이후 좌우 이념 대립과 미군정의 남한 단독선거 추진에 반발하여 시작되었는데,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반대 세력에 대한 강경 진압을 결정했어요. 남로당원 300명을 색출한다는 명목 아래 약 3만 명에 달하는 제주도민이 희생되었는데, 무고한 주민들이 ‘빨갱이’로 몰려 대규모 학살과 함께 가옥과 생활 터전까지 잃었죠. 제주 사회는 말 그대로 초토화되었어요. 1999년 ‘제주 4·3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진상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어요. 자세한 내용은 요기
|
|
|
🗣️ 배워보자! 제주어
외국어처럼 들리는 제주어는 2024년 유네스코가 분류한 ‘확실히 소멸위기에 처한 언어’. 세대가 바뀌면서 자연스레 줄어든 건 맞지만, 이대로 사라지는 건 너무 아쉽죠. 그래서 준비해봤어요! 제주어 입문! 😁
⠂안녕 허우꽈? : 안녕하세요? ⠂고맙수다, 감사하우다 : 감사합니다 ⠂호꼼 미안하우다 : 좀 실례합니다. ⠂메께라 : 아이고, 어머나 ⠂맨도롱 했수과? : 따뜻합니까? ⠂글라 : 가자. 어떤 장소에 같이 가자고 할 때 사용. 예) 혼저 글라. (어서 가자) ⠂무사 : ‘왜’라는 뜻으로 어른에겐 마시를 붙여 ‘무사마시?’(왜 그러세요?)라고 씀. 못마땅하거나 나무 랄 때도, ‘그렇구나’라는 뉘앙스 등 휘뚜루 마뚜루 사용. ⠂~마시, ~마씀 : ‘~입니다’란 뜻으로 명사, 동사 뒤에 붙여 존댓말로 씀. 예) 이게 카라향마시. (이게 카 라향이에요), 맛 좋아마씀. (맛이 좋아요) ⠂~멘 : ‘~를 하는 중’이란 진행의 의미로, 동사와 함께 사용. 예) 밥 먹으멘. (밥 먹고 있어), 어디 가멘? (어디 가?) ⠂무신거랜 고람 신지 몰르쿠게? :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지요?
⠂제주어 더 알고 싶다면 여기를! ⠂제주도 사투리 능력 고사는 요기에서
|
|
|
© 닭머르해안_요정도사전
🏪 요정도사전의 픽 (요렇게 해봐요. 제주여행)
🌿 6월 초여름의 제주도(댄플) 장마가 스믈스믈 시작되는 6월, 변덕스러운 비를 피해 다녀오기 좋은 제주 자연명소를 모아봤어요. 이맘때 제주엔 수국이 몽글몽글 피어나요. 혼인지, 유애리, 답다니 수국밭, 동광리 수국길은 형형색색 수국이 장관을 이루는 곳. 인생샷을 남기고 싶다면, 동선을 잘 짜서 들러보세요. 제주도는 메밀밭 부자! 6월이면 한라산 중산간 마을 곳곳에 하얀 메밀꽃이 피는데요, 특히 와흘리 메밀 마을에선 팝콘이 터지듯 활짝 핀 메밀꽃을 만날 수 있어요. 본격 여름이 오기 전, 제주 바다는 몰디브 뺨치는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여요. 함덕, 금능, 협재 해수욕장 그리고 현지인 픽 곽지 해수욕장까지! 빛나는 물빛을 만끽하러 ‘가게마씸.’ 그리고 1년에 단 한 번 산양큰엉곶과 청수곶자왈에서 할 수 있는 반딧불 탐방, 이 특별한 경험도 놓치면 아쉽겠죠? 💓
🖼️ 강요배의 제주를 걸어요(여여) 오래전, 입사를 한 첫날이었어요. 출근을 하니, 다들 업무 때문인지 팀 자리에 아무도 없지 뭡니까! 낯선 사무실에서 오도카니 앉아있다 점심시간이 돼버렸죠. 혼자 사무실에 남아있기도 뭣하고 식당을 갈 용기도 나지 않아 장대비를 뚫고 근처 갤러리를 찾아갔어요. 캔버스 가득 쏟아 내리던 폭포를 보다가 하마터면 울 뻔했어요. 그렇게 강요배를 처음 만났어요.
강요배는 제주의 자연과 사람을 그리는 화가예요. 제주도에 간다면 강요배의 작품을 따라 움직여보세요. ‘위미리 동백 군락지’에선 그의 작품 <동백꽃 지다>처럼 바닥에 떨어진 꽃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발견하게 돼요. ‘정방폭포'에선 <폭포속으로>를 보며 느꼈던, 슬픔과 울화가 씻기는 카타르시스와 마주치게 되고요. 날씨가 기가 막힌 날 아침엔 <비천>속 제주의 하늘, 날아갈 듯한 내 마음을 보게 될 거예요.
🍽️ 벤쟈가 추천하는 1일 제주투어 제주도 여행을 가면 제가 꼭 가는 곳들 위주로 하루 코스를 구성해 볼게요. 제주 공항에 내리면 1번으로 김만복김밥 본점을 들러 전복김밥을 먹구요.(식사시간이 아니라면 포장합니다. ㅎㅎ) 10여년전 제주도민의 추천으로 알게된 절물 휴양림을 오릅니다. 40분 간단 코스를 선택해 삼나무 향을 만끽한 후, 조천읍에 있는 닭머르해안(남들에게 절대 알려주고 싶지 않은 곳)으로 향하죠. 갈대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에 취해있다 보면 사소한 걱정들은 어느샌가 사라져 버리는 놀라운 곳! 월정리 해변을 거쳐 서귀포를 향하면 내가 바다인지 바다가 나인지 헷갈리는 서귀포 대형카페 바다다를 들렀다가 현지인 오겹살 맛집인 오르막 가든에서 마무리. 대문자 J에게는 더할 수 없이 만족스러운 알찬 하루가 된답니다. 😘
|
|
|
☕ 오픈채팅방을 오픈했습니다
이름하여 무물누답
(무엇이든 물어보면 누군가는 답한다!)
오픈채팅방을 오픈했습니다.
아직은 서로들 서먹해하는 중이지만
더많은 분들이 참여할수록
더욱 유익한 곳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입장코드는 1019
* 참여시 프로필 설정에서 본인 고유의 아이디를 만들어주세요.
|
|
|
🧡 With 요정쓰
지난 호 요정도사전에서 가장 좋았던 내용은 50%의 요정쓰가 <2025 주류트렌드>를 뽑아주셨어요. 다들 트렌드에 민감하시군요?!💕
💌 <주류박람회 편>에 대한 요정쓰의 의견
👉 "헬시플레저, 라이트드링킹이란 용어를 알게 되어 좋았어요. 술은 문화라는 말에 크게 공감합니다." 👈 작은 것이라도 요정도씩 앎의 세계를 넓혀가는 재미를 드리고 싶어서 시작한 뉴스레터인데, 이런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기운이 팍팍 납니다.
👉 "가볍고 유익해서 좋았어요!!" 👈 무겁지 않게, 재미있게가 모토인데 가볍고 유익하게 느끼셨다니 다행입니다. 초심을 잃지않고 달려가보겠습니다.
👉 "혼술은 안 좋아한다. 주량이 쎄지 않은 편이고 술 마시며 함께 하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지 혼술을 할 정도로 술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ㅎㅎ" 👈 혼술에 대한 질문에는 안좋아한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 술은 역시 더불어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맛이죠? 요정쓰와 저희도 언젠가는 그런 기회가?! |
|
|
👇 지난 호 <주류박람회에 가본 적이 있다?> 질문에 66.7%가 참가경험이 있다고 답해주셨어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즐기는 행사였네요. 이번엔 <제주의 자연 중 내가 좋아하는 것은?> 아래 투표하기를 눌러 알려주세요. |
|
|
1) 광고게재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 주소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2) 요정도사전을 활용해 콘텐츠
(뉴스레터, 회원 소식지, 사내 알림장 등)
제작을 원하는 기업이나 단체,
개인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