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과 석가모니는 동일인물이 아니야~

2023. 5. 23.

님~ 지금 도로변마다 연등줄이 죽죽 그어져 있어요 (이렇게 표현해서 죄송). '부처님오신날'에 맞춰 열리곤 하는 연등행사는 등불을 밝혀 부처님이 오신 날을 축하하는 의식이에요. 연등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로 가득한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저는 알록달록 연등을 반기지 않는 1인이라서, 연등은 요정도로 하고 다른 불교의 세계를 알아보기로 해요.

1. '부처님오신날'로 불러요

2. 이제 절에 가면 부처님을 알아볼 수 있다

3. 여긴 무엇? 절의 건축물

4. 일상에 스며든 불교용어

5. 불교에 궁금한 여러가지 것들

부처님오신날로 불러요~

2023년 부처님오신날이 5월 27일(음력 4월 8일) 토요일이라 킹받았죠? 올해부터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 모두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었어요.ㅎ 어떤 달력엔 석가탄신일이라 표기되어 있는데요, 2018년부터 ‘부처님오신날’로 공식명칭이 변경되었답니다.

석가탄신일은 인도 샤카족인 싯다르타(우리에게 친숙한)의 탄생을 의미해요. 조계종은 ‘깨달음을 얻은 자’란 뜻의 부처님이 오셨다는 게 더 적합하다며 정부에 공식명칭 정정을 요청했고 그게 받아들여진거죠. 잠깐만, 석가모니와 부처님은 동일인물이 아닌 거? 맞아요! 부처는 ‘깨달은 성자’라는 일반명사고 석가모니는 그 ‘깨달은 성자’ 중 한 명이에요. 아아~ 석가모니 포함, 많은 부처님들이 오신날로 의미를 더 넓힌 거네요.

이제 절에 가면 부처님을 알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사찰은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관광지로서도 사랑을 받고 있죠. 저는 절에 갈 때마다 왜 불상의 모양이 각각 다를까? 궁금했는데요. 이제부터 요정도만 알아볼게요.

🙏 싯다르타 부처님 석가모니불(석가여래)
불교를 창시한 부처로 대웅전에 모시며 인간세계인 사바세계를 관장해요. 왼손은 단전 앞에 가지런히 놓고 오른손은 땅을 향하고 있어요. 석가모니 양옆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있는데 이 둘을 석가를 보좌하는 보살, 협시보살이라고 불러요. 그러니까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석굴암의 부처님은 석가모니불인거죠.

🙏 무량수불, 미타로 불리는 아미타불
극락전이나 미타전, 무량수전에 모시는 아미타불은 사바세계 서쪽에 있는 사후세계를 관장해요. 엄지와 중지를 동그랗게 맞닿아 쥔 채 오른손은 들고 왼손은 무릎위에 얹고 있어요.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은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오호~ 관세음보살이 여기 나오는군요.)

🙏 육안으로 볼 수 없는 비로자나불
비로전이나 화엄전에 모시는 광명의 부처로, 오른손으로 왼손 검지를 쥐고 있어요. 원래 비로자나불은 인간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부처이기도해요. 큰 연꽃안에 우주의 만물을 간직하고 있다는 연화장세계를 관장해요.

🙏 약병을 들고 있는 약사여래불
약사여래불은 병을 고쳐주고 복을 내려주는 부처로 약사전이나 유리보전에 모시며 사바세계 오른쪽에 있는 유리광세계를 관장해요. 병을 고쳐주는 부처라 손에는 약병을 들고 있어요. 협시보살은 일광보살과 월광보살.

부처 외에도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보살’들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미륵불. tVN ‘서진이네’에서 테이블 표식으로 쓰는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바로 그 미륵불이에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굿즈로 내놓아 완판템에 이름을 올렸죠.

<사진출처: Wikimedia commons>

여긴 무엇? 절의 건축물

<길상사 대웅전 : 사진출처 요정도사전>

🙏 일주문

절이 시작되는 곳으로 속세와 불계를 구분하는 경계선의 의미를 지녀요. 기둥을 일렬로 세웠기 때문에 일주문이라고 하는데, 옆에서 보면 기둥이 하나로 보여요. 상징적인 문이라 대부분 담이나 문짝이 없어요. 한국의 경우 일주문에 'OO산 XX사'라는 이름을 쓴 편액을 걸어 놓아요.

🙏 천왕문

일주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두번째 문. 우락부락 거대한 사천왕이 양쪽에 둘 씩 서서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구조예요. 동서남북 네 하늘을 지키며 잡귀를 물리치고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역할. (여기서 움츠러들면 내가 뭐다?) 이 곳을 지나면 보호신들이 지키는 안전한 공간임을 상징해요.

🙏 해탈문(불이문)

절의 3문 구조 중 마지막 문. 해탈을 얻는 길에 들어서는 것을 상징해요. 일설에 의하면 경사진 곳에 문을 만들어, 자세를 낮추며 들어가고 나온 후에는 몸을 세우는 구조였어요. 부처님께 몸을 낮추고 들어간다는 의미와 어두운 곳을 지나고 밝은 빛을 본다는 뜻을 담았어요.

🙏 루

3개의 문을 지나면 루가 나와요. 1층은 나무기둥만 있고 2층부터 막힌 공간이 있는 건물로 요즘으로 치면 필로티 구조라고 볼 수 있어요. 범종루, 보제루 등 절마다 이름이 다른데 수행, 의식, 보관 등 다양한 기능으로 쓰여요. 1층 나무 기둥 사이를 통과하면 절 마당으로 진입하게 돼요.

🙏 전 (대웅전)

절에서 중심이 되는 건물로, 금당이라고도 해요. 대개 부처님의 상을 놓은 건물들을 ‘전’이라 하는데 어떤 부처를 놓느냐에 따라 전의 이름이 달라져요. 석가모니불이 있는 법당을 대웅전, 아미타불이 있다면 극락전이라고 불러요. 우리나라의 전들은 대웅전이 대부분.

🙏 종각

절에는 범종, 목어, 운판, 법고의 4가지 악기가 있어요. 범종은 지옥의 중생들에게, 목어는 물짐승들에게, 운판은 날짐승들에게, 법고는 들짐승들에게 부처의 진리를 일깨우기 위함이에요. 종각은 그 중 범종을 둔 곳이에요.

🙏 각 (칠성각, 산신각..)

불교 교리와 별개였던 토속신앙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 타 신앙 포용 차원에서 받아들여진 관념이에요. 보통 대웅전의 뒤편 위쪽에 자리하고 있어요. 독성각(나반존자), 칠성각(북극성과 북두칠성), 산신각(호랑이,) 삼성각(독성, 칠성, 산신) 등 모시는 신에 따라 건물의 이름이 달라져요.

이외에도 승려들이 참선하는 선방, 절의 살림살이가 있는 요사채, 공양행사를 진행하는 노전스님이 머무르는 노전채, 사찰의 행정을 담당하는 종무소, 염불수행을 하는 염불당 등이 있어요.

일상에 스며든 불교용어

결집: 산스크리트어 saṁgῑti 상기티를 번역한 말로 부처의 가르침을 암송하고 불경을 만들기 위해 소집된 모임
찰나: 짧은 시간으로 산스크리트어 kṣaṇa 크샤나를 음역한 말
다반사: 차 마시고 밥 먹는 일을 이르던 말로 보통있는 예사로운 일을 의미
이판사판: 수행에 전념하는 이판승과 절 사무를 보는 사판승을 합친 말. 불교를 억압하던 조선시대에 이판, 사판 상관없이 천민급으로 떨어진 승려의 처지에서 왔음
면목: ‘본래면목’에서 왔으며 태어나기 전, 깨끗하고 맑은 본래 마음의 참모습
건달: 음악의 신 ‘간다르바’에서 온 말. 빈둥대는 사람이나 불량배로 굳어짐
현관: 건물의 출입구. 불교에선 '깊고 묘한 이치에 통하는 관문'이란 뜻
살림: '절의 재산을 관리한다'는 산림에서 왔음
점심: 덕산스님의 일화 중 “어느 마음에 점을 찍겠느냐?”는 말에서 유래된 말. 요기할 정도로 적게 먹는 음식
야단법석: 법당 바깥까지 사람들이 많이 모여 부처의 말씀을 듣는 자리. 떠들썩하고 어수선한 모습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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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한국사찰음식홈페이지>

불교에 궁금한 여러가지 것들

🙏 다이어트에도 좋은 108배
108이라는 숫자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인간이 스스로 일으키는 번뇌를 의미하며, 이를 뉘우치고 수행하는 마음으로 108번 절을 하는 것을 108배라고 해요.

🙏 인사일까? 기도일까? 합장
열손가락과 좌우 손바닥을 모으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합장은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을 나타내는 것.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고 부처나 상대에게 신뢰나 존경의 뜻을 표하는 의미예요. 오늘날 태국, 스리랑카 등의 불교 국가에서는 기본적인 인사법으로도 쓰여요.

🙏 잔반없는 식사법, 발우공양
스님들이 식사를 하는 그릇을 발우라고 하고 식사 또한 수행의 일부라 생각해 공양으로 칭해요. 발우공양을 할 때는 남김없이 먹는 것이 중요한데, 마지막에 발우를 깨끗이 닦은 후 그 물까지 마시는 것은, 자연과 뭇중생들의 노고를 생각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 히틀러의 상징? 만(卍)자의 의미
빛을 발하는 태양을 형상화한 만자는 현대 유럽인의 조상격인 아리안족의 상징. 날개의 모양에 따라 좌만자와 우만자가 있는데, 아리안의 영광을 주창하며 직접 심볼을 고안한 히틀러는 우만자를 썼고 좌측을 더 높이치는(좌의정, 우의정처럼) 동양의 불교에서는 좌만자를 많이 쓰고 있대요. 그러니까 결국 그 뿌리는 같은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