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도만 알면 어떤 대화에서도 아는 척 할 수 있다! 21세기 교양인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어린시절을 경주와 가까이에서 보냈어요. 손쉬운 나들이 장소이자 친근한 동네, 제 마음 속 경주는 그렇게 대단한 곳이 아니었던 거죠. 하지만 2025년 경주는 MZ들의 핫 플레이스이자 외국인들도 꼭 한번 와보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의 대표도시로 손꼽히고 있어요. 10월 31일부터 열리는 APEC회의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오늘은 화려한 관광지로서의 경주 외에도 우리가 잘 몰랐던 경주의 모습에 대해 살짝 들여다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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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경주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
2. 경주 3대 랜드마크 + 1
3. 경주에 놀러가면
4. 천년고도에 사는 사람들
5.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
6. 요정도사전의 픽(나에게 경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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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사실
유일한 천년 도시 신라가 천 년간 수도로 삼았던 도시, 경주. 고대 국가가 천 년을 이어간 것도 드문데, 그 나라의 수도로 천년 동안 유지되었다는 건 거의 유일해요. 그래서 ‘천년 고도’라는 말은 경주만을 위한 단어입니다.
바다가 있는 도시 경주는 내륙 이미지가 강하지만 동해에 면한 바닷가 도시. 감포, 양남, 나아리 같은 해안 마을이 있고, 바다를 낀 경치가 아름다워요. 도시가 조용하고 역사 중심처럼 보여도 동쪽 끝엔 늘 파도 소리가 있어요.
관광보다 농업도시 관광 자원이 주 수입원 같지만 사실 경주는 농업의 도시. 보문 호수 근처나 동해안 쪽으로 가면 과수원, 시내 남쪽·서쪽은 논밭이 이어져요. 경주 쌀은 지역 브랜드로 판매되고, 포도와 감, 한우도 유명.
천년 고도안에 원자력 요즘 말 많은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경주에 있다는 것. 문무대왕 수중릉에서 몇 키로미터 떨어진 곳에 존재해요. 경주는 ‘유네스코 자원’인 동시에 대한민국 원자력의 거점이라는 이중성을 갖고 있어요.
일본이 편집한 도시 경주는 ‘체계적 도굴’을 당한 도시예요. 강점기 시절 일본은 경주를 ‘고고학 박물관 도시’로 규정하고 유적 발굴과 정비를 하며(이게 지금 경주의 관광도시 이미지로 이어진 것) 수많은 유물을 반출했어요.
경주 마스코트, 동경이 꼬리가 짧고 호랑이 무늬가 있기도 한, 경주의 토종견. 신라 고분에서 토우가 발굴될 정도로 유서 깊은 견종이에요. 맘 아프게도 ’병X개'로 불리며 멸종위기에 처했었으나 현재는 천연기념물로 보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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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을 버텨낸 ‘유구조’의 지혜, 불국사
2016년 경주 지진에도 불국사는 끄덕없었죠(기와 파손정도). 비밀은 신라건축의 유구조. 충격에 흔들리면서 진동을 흘려보내는 방식이에요. 자연석에 맞춰 윗돌을 깎아 톱니처럼 맞물리게 쌓은 ‘그랭이 공법’이 충격을 흡수했고, 청운교와 백운교의 ‘쌍홍예’ 구조는 땅의 흔들림을 버텼어요. <삼국사기>에 규모 6.5에서 7.0에 달하는 지진 기록이 있는 걸 보면, 당시 가능한 모든 내진기술을 총동원했음을 알 수 있어요.
석불사라 불러다오, 석굴암
늘 ‘석굴암’이라 배웠지만, <삼국유사>엔 ‘석불사’라 기록되어 있어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2>에선 ‘석불사는 암자가 아니라 석굴사원’이라고 했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인공석굴인 석불사는, 조선시대엔 석불 혹은 석굴암이라 불렸고, 일제강점기엔 약탈과 수모를 겪기도 했어요. 본래 불국사와 석불사는 김대성이 함께 세운 절, 어느 쪽이 더 우월하거나 덜한 게 아니죠. 우리도 아는 척 하면서, ‘석불사’라 불러주면 어떨까요? 😉
작다고? 세계 最古의 전문대, 첨성대
솔직히 첨성대는 “어, 생각보다 아담한데?”라고 실망하기 쉬워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고대 건축기술과 과학적 상징성, 선덕여왕의 정치적 메시지까지 담겨 있죠. 그럼 당시엔 첨성대에서 어떻게 별을 봤을까요? 구체적인 기록은 없지만, 사다리를 타고 중간 창문으로 들어가 꼭대기에서 관측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해요. 신라인들, 별자리 보려고 사다리와 먼저 씨름했을지도.
스릴의 성지, 경주월드
“천년고도 경주에 웬 테마파크?” 싶지만, 요즘은 얘기가 달라요. MZ세대 사이에선 국내 최고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롤러코스터 성지’로 떠오르며 경주여행의 필수코스로 고정! 63m 높이에서 90도로 직하하는 다이브 코스터 드라켄, 발이 허공에 뜬 채 질주하는 파에톤 등 독보적인 어트랙션 덕분에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상승 중! 천년도시의 반전매력에 빠져보실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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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문화관광_핑크뮬리가 만발한 첨성대
경주에 놀러가면
🍂 가을에 젖은 경주
• 은빛 억새밭이 펼쳐진 무장산 정상
10~11월, 약 44만 평에 달하는 산중 고원의 억새 물결, 놓치긴 너무 아쉬워요.
• 외계행성 같은 첨성대 핑크뮬리
매년 가을마다 첨성대 주변을 핑크로 물들이는 핑크뮬리. 환상적인 포토스팟의 명당!
📷 인생사진, 경주에서 건져보자!
• CNN도 인정한 명소, 보문정
보문관광단지내, 연못 위의 정자. 봄엔 벚꽃, 여름엔 연꽃, 가을엔 단풍으로 유명한 꽃놀이 핫플.
• 고전미가 반짝이는 월정교
화려한 야경으로 유명한 경주. 특히 통일신라시대의 아름다운 목조다리, 월정교를 꼭 추가요!
😁 힙해진 전통체험 코스
• 라선재 : 공연+요리체험+전통 디저트 만들기+외국인을 위한 K-푸드 쿠킹클래스까지!
• 옥산서원 ‘갓씨구놀자’ : 선비복 체험, 붓글씨 쓰기, 단풍 즐기며 걷는 서원 탐방. 고즈넉+힙한 조합으로 매력뿜뿜.
• 불리단길 에그펄 : 반짝이는 나전칠기 자개공예로 경주기념품을 직접 만들어봐요.
🍺 경주의 맛? 이맛이지! • 경주 교동법주 : 교동 최부자 집에서 대대로 빚어온 가양주이자 국가무형문화재.
• 화수 브루어리 : 보문단지에 위치한 크래프트 비어 양조장. 바로 옆 펍에서 갓 나온 맥주와 안주를 즐기고 기념품으로 병맥주 구매가능.
☕ 카페러버들, 경주로 향한다
• 브레스 커피웍스 : 불국사 인근, 건축·커피·조경·가구·음악이 어우러진 말 그대로 ‘카페라는 이름의 작품’. SNS에서 난리난 그 신상 카페.
• 가봉반가 : 황리단길 디저트 카페. 먹기 아까울 만큼 예쁜 수제 화과자와 제철 과일디저트 덕에 ‘오픈런’이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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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최부자댁_경주시청홈페이지
천년 고도에 사는 사람들
🤗 경주 사람들의 신라부심 경주사람들의 DNA에는 천년을 이어온 제국의 후손이라는 금빛 자부심이 새겨져있어요. 아침 조깅코스가 첨성대 앞이고, 평범해 보이는 학교 혹은 버스 정류장 옆의 돌덩이가 석탑이거나 고분이고, 집 뒷산이 UNESCO지정 세계 문화유산일 정도니 당연한 것일 수도. 그래서 경주사람들은 이렇게 말하죠. “경주 사람들의 삶은 문화재 그 자체야!”
😣 경주 사람들의 신라불편(?) 하지만 이런 문화재 왕국, 관광도시의 이면에는 지역민들의 불편함도 만만치 않은데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많다보니 증축이나 개조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기가 힘들구요. 2023년 기준 4,754만명(출처: 경주 시정뉴스)이나 되는 관광객들이 몰리다보니 소란함 등의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되는 경우도 많아요. 높아지는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힘들어 떠나는 주민들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구요.
🏡 경주 토박이 가문들 • 경주를 본(本)으로 하는 대표적인 성씨로는 김씨, 이씨, 최씨가 있는데요. 경주 김씨는 금궤에서 하늘이 내린 아이, 김알지를 시작으로 신라왕 58명중 무려 36명을 배출! 명실상부 신라의 왕족 브랜드라 할 수 있죠. • 경주 이씨는 왕실 혈통에서 탄생한 신라 6촌장 알평이 뿌리이고, 박혁거세를 왕으로 만드는데 큰 공을 세워 왕으로부터 이씨 성을 사성 받았어요. ‘VIP 초대권’이라고나 할까요? • 경주 최씨는 학자로도 널리 알려진 최치원의 집안으로 ‘사방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신라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가문으로도 유명해요. 진정한 귀족이라 할 수 있죠. • 신라의 시조는 박혁거세인데, 경주 토박이 가문에 왜 박씨는 없냐구요? 박혁거세 이후 58년간 6명의 왕은 박씨였으나 이후 석씨(석탈해 왕)가 잠시 물려받았다가 이후 김씨의 장기집권이 이어져요. 그러자 박씨들은 경주를 떠나 밀양, 함양, 고령 등으로 흩어졌다고 알려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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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문화관광_황룡사지구의 분황사 모전석탑
지붕없는 박물관, 경주
우리나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총 17개. 그중 경주가 가장 많은 걸 보유하고 있어요.
• 1995년 : 불국사·석굴암 (종묘, 해인사 정경판전과 함께 최초 등재)
• 2000년 : 경주역사유적지구(남산지구, 월성지구, 대능원지구, 황룡사지구, 산성지구) - 총 52개의 지정문화재 포함, 첨성대도 여기에!
• 2010년 : 조선시대 양반문화와 가옥을 고스란히 간직한 씨족마을, 양동마을
• 2019년 :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등재된 옥산서원.
보너스! 신라 처용설화를 모티브로 한 궁중무용 처용무,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 이쯤 되면, 경주를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부르는 거… 인정할 수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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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청_신경주역
🏪 요정도사전의 픽 (나에게 경주란)
🙏 운명의 장소 경주
경주는 어쩌면 제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도 있었던 도시예요. 다섯 살쯤이었나, 여섯 살쯤이었나… 온 가족이 경주 여행을 갔죠. 불국사다 석굴암이다 이곳저곳을 신나게 뛰놀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일이 벌어졌습니다. 애 셋을 챙기느라 정신없던 부모님이, 그만 저를 빼먹고 차에 올라타신 겁니다. 출발 직전, 엄마가 무심코 창밖을 보니- 세상에! 식구들은 모두 차에 탔는데 저만 홀로, 우두커니 도로에 서있었던 거죠. 만약 그 순간, 엄마가 고개를 돌리지 않았더라면? 글쎄요. 저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생각만해도 아찔하네요. 경주는 그렇게 제게 가장 극적인 기억을 남긴 특별한 곳이에요.
🍂 쓸쓸함의 도시, 경주 제게 경주는 사랑의 쓸쓸함이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문무대왕암을 바라보며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내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다에 묻어달라던, 한 왕을 생각했습니다. 수중릉에 다녀오는 길, 드라마 선덕여왕이 떠올랐습니다. 역모를 일으켰다 실패한 미실에게 선덕은, 신라를 함께 다스리자는 제안을 하죠. 미실은 ‘사랑하는 대상을 어찌 남과 나눌 수 있느냐’며 독약을 마십니다. 풀만 무심한 들판에 서있던 감은사지 석탑도 그랬습니다. 단단한 모습으로 수천년이 지난 나라를 바라보는 신라의 마음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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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채팅방을 오픈했습니다
무엇이든 물어보면 누군가는 답하는
무물누답 방!
오손도손 수다떨고 있으니 함께해요.
입장코드는 1019
* 참여시 프로필 설정에서 본인 고유의 아이디를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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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th 요정쓰
💌 <3주년 기념 요정쓰를 알고싶다>에 대한 요정쓰의 의견
역대급으로 많은 피드백을 보내주신 요정쓰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구독자가 늘어난만큼 당연한 결과인가요?^^) 이번 설문에 답해신 분들을 위주로 결과를 보면 요정도사전의 구독자는 20-30대가 60%이상을 차지하고 있었고, 10대와 60대 구독자들도 적지 않았어요. 읽는 방법은 80%이상의 구독자가 전체 내용을 쭉~ 훑어보는 식으로 읽고 있다고 답해주셨습니다.
👈 강의 클래스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어요! 요정쓰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생각중인데 비용 등등 현실적인 문제가 만만치 않아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후원신청 적극 환영 🧡)
설문조사 말미에는 칭찬과 응원, 다양한 의견과 질문들을 남겨주셨는데요. 👉요정도사전 인사이트(like주제선정) 얻는 방법 궁금해요!!
👈에디터들이 평소에 관심갖고 있던 주제를 리스트업해서 아이템 모음을 만들어두고 하나씩 꺼내 치열하게 토론합니다. ^^
👉요즘 기 구독하고 있던 뉴스레터들이 LLM으로 찍어내는듯한 문체로 바뀐 것들이 많은데 사람이 쓴 정성들인 콘텐츠를 꾸준히 받아볼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파이팅팅
👈AI가 다 알려주는데 정보제공 뉴스레터가 뭐가 필요하겠냐?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희는 요정도사전만의 큐레이션과 사람의 감각이 살아있는 글에 힘이 있다고 믿고 있거든요. 응원해주셔서 기운을 얻었어요.
👉항상 재밌게 잘 보고있어요 메일 구독을 엄청 많이 보는편이라서, 흥미있는 메일만 바로보고 나머지는 몰아놨다가 한번에 보는 타입인데, 메일 제목에 주제 키워드에 대해 간단히라도 있으면 더 흥미가 생길것 같아요!
👈제목에 주제를 명확히 밝혀서 다음 번에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제목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는데, 오픈율 또한 저희에겐 큰 숙제라 여전히 고민 중에 있습니다. 🙏
👉대부분 주제를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가끔씩은 이런게 있나? 싶은 산업, 직업, 나라, 문화등 마이너한 주제에 대해서도 알고싶어요
👈넵!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일 뿐 아니라 우리 생활 속 다양한 주제들을 더 재미있게, 요정도는 알아둘 수 있게 찾고 정리하고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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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듣기 위해 투표하기 기능을 없애고, 발행된 뉴스레터에 대해 간단한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꼭지를 개편했어요. 이번 호 경주편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소요시간 30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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