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자연, 유기농, 비건, 친환경.. 서로 달라?

전제조건. 이 단어들은 일상 용어가 아닌 규범적 용어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고 말하는 ‘자연'의 개념과 화장품법의 ‘자연'은 다른 단어예요.

Q. 천연 화장품=자연 화장품?

Q. 유기농 화장품과 비건 화장품의 차이는?

Q. 비건 화장품과 친환경 화장품은?

결론: 친환경 화장품 여부는 1-2가지 부분 요소보다 성분, 패키지, 재활용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 얼마나 환경에 부담을 덜 주는 지로 판단해야 해요.

친환경 뷰티, 이렇게 갑니다

물 대신 뷰티
샴푸바, 파우더 세안제, 고체 향수… 이젠 물 없는 waterless 제품. 물 줄이면 포장도 간단해지고, 배송할 때 탄소 발자국도 덜 남기니까 지구의 탄소 다이어트에도 한몫.

귀엽지만 똑똑한 미니템
파우치에 쏙 들어가는 미니 화장품, 증정용 샘플에서 똑똑이 본품으로 당당히 올라섰어요. 다 쓰지도 못하고 버리던 큰 사이즈 대신, 필요한 만큼만 딱 쓰고 끝.

AI가 골라주는 맞춤 뷰티
AI거울이 피부 상태를 분석해 필요한 성분을 추천해주고, 맞춤 화장품까지 만들어주는 시대! 이게 왜 친환경이냐면, 나한테 안 맞는 제품을 사서 쌓아두는 일 줄여주니까.

국가 보증서 붙이고 가실게요
브랜드 말만 믿고 살 수는 없죠. 세계 추세에 맞춰 한국도 ‘화장품 안전성 평가 제도’ 입법을 예고했어요. ‘이거 괜찮은 건가?’ 하는 불안감을 줄여주는 제도적 안전벨트.

© 러쉬 홈페이지

친환경 화장품계의 대장급 브랜드

🌿친환경 입덕 브랜드, 아로마티카(AROMATICA)

나를 친환경 화장품의 세계로 이끈 브랜드.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는 건 기본! 공병수거&재활용캠페인 '조인 더 서클(Join the Circle)’과 리필팩 판매, 리필 스테이션 운영까지! 덕분에 '예뻐지는 일'도 '지속가능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실감했어요. 

© 엘리자베스 1세, Wikimedia Commons

친환경 화장품의 원조는 조상님들

화학 합성 원료가 없던 시절, 꿀과 밀랍으로 피부를 가꾸고 꽃잎에서 색조를 만들어낸 인류의 조상들은 친환경 화장품 사용의 원조였죠. 하지만 무지로 인해 화를 부르기도 했는데요.

하얀 피부의 욕망 - 연지(납 가루)
피부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 납가루를 분으로 사용한 기록이 전세계적으로 남아있어요. 하지만 납 중독을 일으켜 탈모, 불임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르렀다고. 대표적 피해자가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잡티 제거의 원조 - 수은
기미, 주근깨 제거용 미백제로 사용된 수은, 19세기까지도 유럽과 아시아에서 널리 사용되었지만 신경계와 신장을 망가뜨린다는 것이 알려진 후 금지되었어요. 미모에 대한 과한 집착은…

컬러렌즈의 원조 - 벨라돈나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의미를 가진 벨라돈나(Bella Donna)는 가지과의 다년생 식물로 추출액을 눈동자에 한두 방울 넣으면 눈동자가 커지는 효과가 있었어요. (그걸 누가 발견했을까?) 르네상스 시기 여성들 사이에 유행했지만 시력 손상에 심장 발작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폼 클렌저의 원조 - 레몬즙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는 레몬즙을 피부 세정제로 사용했어요. 입술에 자연스러운 윤기를 내기 위해 입술에 바르기도 했구요. 하지만 레몬의 강한 산성은 피부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고 햇빛과 만나면 화학적 화상까지 일으킬 수 있죠. 환해지기 전에 화끈해지는 부작용.

천연 피부연고 - 계피가루
고대 이집트에서는 몰약과 계피를 섞어 ‘쌔그’라고 하는 연고를 만들어 썼는데, 계피의 주성분인 ‘신남알데히드’ 성분은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해요. 계피는 그 살균 효과 때문에 미이라를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했어요.

수분리 라벨의 유혹

비건 화장품 즐겨 쓰고요, 재활용 패키지 좋아합니다. 그런데 ‘수분리 라벨’은 절 시험에 들게 합니다. 수분에 분리되는 라벨이라 욕실에서 오래 쓰다 보면 가장자리가 살짝 일어나요. 이게 농익은 여드름 안 짜기, 상처 딱지 안 떼기보다 참기 어려워요. 수분리 라벨이 또 한방에 깔끔하게 떨어지거든요. 손이 스르르, 떼고 마는데, 문제는 나중에 이 용기가 무슨 제품인지 모르겠는 거죠. 린스였더라? 트리트먼트…? 결국 라벨을 뗀 과거의 나를 탓하며 테잎을 붙여 다시 써놓는 짓을 주기적으로 반복하곤 합니다.

친환경은 짧다?

조금 귀찮아도 조금 비용이 더 들어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비록 빈한 정신머리 때문에 들고 나간 텀블러를 이틀 연속 두고 오는 일이 발생해도 말이죠. ^^;; (아, 물론 다음날 다시가서 찾아왔습니다.) 화장품도 몇 개 품목은 친환경 화장품을 골라쓰고 있는데요. 화장품 하나로 백 년(?)을 쓰는 저로서는 짧은 유통기한 감당하기가 매우 힘들더라구요. 하지만 친환경과 긴 유통기한은 양립할 수 없는 2가지이기에 감내해보려 합니다. 지구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