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크림 vs 빙수, 더 차가운 건?

요정도만 알면 어떤 대화에서도 아는 척 할 수 있다! 21세기 교양인을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024. 7. 30.

2000년대 초반, 빙수 좀 먹는다 하는 사람들은 현대백화점을 기억합니다. 그 시절 부의 상징이자 압구정동의 아이콘 5층엔 밀탑 팥빙수가 있었거든요. 누군가 ‘밀탑 팥빙수 먹어봤어?’를 띄우면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2등 국민으로 떨어진 느낌을 줬던 전설의 맛.

캔모아로 문을 연 눈꽃빙수가 뒤를 이었고 지금은 신라호텔을 인터넷에 치면 연관 꼬리를 만드는 망고빙수의 시대예요.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 온열질환의 시간- 빙수로 함 달래봐요.

1. 빙수가 이렇게 오래됐다고?

2. 한 끗 있는 로컬 빙수들

3. 갈면 갈수록 쏟아지는 빙수 썰썰썰

4. 어서와~ 딴나라 빙수는 처음이지?

5. 호텔 '애망빙' 최고가는 어디?

©국립민속박물관

빙수가 이렇게 오래됐다고?

🍧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얼음에 꿀과 과즙을 섞어먹은 것이 빙수의 유래로 유력해요.

🍧 송나라 역사서, 송사에는 황제가 복날에 대신들을 위해 ‘밀사빙’(밀(蜜):꿀, 사(沙):팥소, 빙(氷):얼음)을 하사했다는 기록도 있죠. 꿀과 팥, 얼음이 어우러진 그러니까 일종의 팥빙수.

🍧 마르코폴로는 <동방견문록>을 통해 우유를 얼려먹는 중국의 레시피를 베네치아에 전했다고.

🍧 서양에서는 기원전 300년경 페르시아 점령을 시도하던 알렉산더 대왕이, 더위에 지친 병사들을 위해 높은 산에서 가져온 눈에 꿀과 과일을 섞어 먹게 했다는 설이 전해져요.

🍧 조선시대에도 복날이면 임금께서 서빙고의 얼음을 하사해 관리들이 과일과 섞어먹곤 했어요. 빙고에 보관했던 얼음은 고관들 뿐 아니라 환자와 죄수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니 감동이죠? 자세한 내용

🍧 얼음을 곱게 갈아주는 빙삭기가 개발된 것은 1880년대이고,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때 잘게 부순 얼음에 찬 팥을 얹은 일본의 ‘얼음팥’이 전해지며 팥빙수가 대중화되었어요.

한 끗 있는 로컬 빙수들

대체 빙수로 무슨 짓을 하는 거지? 싶은 요상마상한 빙수들의 세상- 요정쓰에게 어떤 빙수를 소개할까 생각하다 로컬의 정서를 담은 빙수가 낙찰됐습니다.

🍧 강원도

• 설악산빙수: 얼음과 팥, 연유에 녹차 가루를 더해 설악산 비주얼을 만든 빙수. (속초 켄싱턴호텔 설악)

• 초당옥수수빙수: 초당옥수수퓌레와 옥수수 모양의 아이스크림 토핑.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

🍧 제주도

• 녹차오름빙수: 특산물인 녹차로 만든 얼음을 제주의 오름모양으로 쌓아 올려 완성한 빙수. (제주 연동 앨리스)

• 제주담은빙수: 돌하르방 아이스크림, 한라봉, 오메기떡 등 제주의 상징들을 담은 빙수. (서귀포 위호텔제주 아잘리아)

🍧 충청도

• 마늘빙수, 도담삼봉빙수: 단양 마늘 모양의 두 종류 '마늘빙수'와 세 컬러로 단양의 명승지 도담삼봉을 표현한 '도담삼봉빙수'. (단양 제이비커피)

🍧 경기도

• 쌀밥빙수: 팥, 튀밥, 인절미 종지와 솥바닥에 이천쌀로 만든 누룽지가 일품인 '쌀밥빙수 한상'. (이천 카페웰콤)

🍧 전라도

• 비빔빙수: 형형색색 과일과 떡, 가운데 올린 달걀프라이젤리가 딱 전주 비빔밥 '비빔빙수'. (광주 카페괜찮다)

🍧 경상도

• 남해여름방학: 어린 시절 남해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간식에서 영감을 받은 '남해여름방학' 빙수. (부산 쿠루미과자점)

• 사과팥빙수: 영주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사과 콩포트와 알갱이 큰 팥의 만남 '사과팥빙수'. (영주 플라잉스톤)

*사진은 업체 홈페이지 or 인스타그램에서

갈면 갈수록 쏟아지는 빙수 썰썰썰

🍧 빙수 VS 아이스크림, 더 차가운 건?

아이스크림! 어는 점이 달라서 그래요. 물은 0도에서 얼죠. 얼음을 갈아서 만드는 빙수의 온도도 0도 언저리. 유지방, 설탕 등 기타 성분이 많은 아이스크림은 영하 10도 이하에서 얼어요. 게다가 아이스크림 속 공기방울과 지방이 열을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

🍧 어린이도 빙수도 사랑한 소파 방정환

하루 열 그릇까지 뚝딱했던 빙수 매니아, 방정환은 1929년 <빙수>라는 제목의 글까지 발표했어요. “사랑하는 이의 보드라운 혀 끝 맛 같은 맛을 얼음에 채운 맛!”이라고 할 정도니 푹 빠진 거 맞네요.

🍧 제빙기 없이, 빙수 만들어요

5성급 호텔 빙수도 집에서 만들어 먹자! 차근차근 따라만 해보세요. <클릭>

웹에서 만들어보는 빙수! 추억의 빙수 게임(PC에서 최적화된 화면을 보실 수 있어요). <클릭>

🍧 미디어 속 빙수, 다시보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K빙수의 차가운 매력에 눈 뜬 친구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속 "빚까지, 지면서까지 먹고 싶은" 그 빙수

어서와~ 딴나라 빙수는 처음이지?

🍧 중화권 바오빙(刨氷) : 중국어로 ‘얼음을 대패질하다’란 의미로 바오빙이라 해요. 팥, 과일, 녹두 등 여러 토핑을 올려요.

🍧 일본 카키고리(かき氷) : 얇게 갈은 얼음가루 위에 다양한 시럽을 뿌린 것. 특별한 시럽이나 과일, 후지산의 지하수를 얼린 천연얼음을 사용하는 등 가게마다 달라요.

🍧 이탈리아 그라니타(Granita) : 중세 시칠리아의 에트나산에서 가져온 눈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 얼음, 설탕, 과일 등으로 만드는데 레몬, 커피 등 여러 맛이 있고 브리오슈(위사진)와 함께 여름 아침식사로 즐겨요.

🍧 프랑스 소르베(Sorbet) : 17세기 프랑스 궁정에 등장. 과일즙을 반쯤 얼려서 만들어요. 맛이 깔끔해서 식사 중간에 입가심용으로 활용. 참고로 셔벗은 우유를 첨가해 아이스크림에 가까워요.

🍧 필리핀 할로할로(Halo-Halo) : 얼음을 갈아서 아이스크림, 콩(설탕에 절인), 젤리, 과일 등을 섞어서 먹는 전통 디저트.

🍧 인도네시아 에스 뗄레르(Es Teler) : 아보카도, 잭 프루트 등 다양한 과일, 연유, 코코넛 밀크 등을 섞어 만든 과일빙수.

🍧 말레이시아 아이스 카창(Ais Kacang):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즐기는 빙수. 팥, 젤리, 옥수수, 땅콩, 두리안 등 갖가지 토핑과 시럽을 뿌려 먹어요.

🍧 태국 남 캥 싸이 : 얼음을 굵게 갈아 시럽을 뿌려 먹는 길거리 음식. 코코넛 밀크, 열대과일, 옥수수, 연근 등 여러 토핑을 올려 먹기도.

🍧 이란 팔루데 :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국수를 얼려 젤리, 과일을 얹고 달콤한 장미수를 뿌려 먹어요. 어떤 맛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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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는 여름휴가후 8월 21일에 뵙겠습니다. 🏄

호텔 '애망빙' 최고가는 어디?

신라호텔 주식 1주 팔아서는 호텔 빙수 반 그릇도 못 먹는다는 푸념이 나올 정도로 고공행진하고 있는 빙수 가격, 해마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올해의 '애망빙' 최고가를 찾아봤습니다.

① 시그니엘 서울 <더라운지>

애플망고빙수 13만원

② 포시즌스 서울 <마루>

애플망고 파블로바빙수 12만 6천원

③ 신라호텔 서울 <더라이브러리>

애플망고 빙수 10만 2천원

④ JW메리어트 서울 <더라운지>

애플망고 빙수 9만 5천원

⑤ 파라다이스시티 <라운지 파라다이스>

애플망고빙수 9만 5천원

⑥ 그랜드하얏트 <갤러리>

애플망고빙수 9만 5천원

⑦ 파크하얏트 <더라운지>

애플망고빙수 8만 6천원

⑧ 워커힐호텔 <더파빌리온>

멜론&망고빙수 7만 3천원

*사진은 업체 홈페이지 or 인스타그램에서

🧡 With 요정쓰

지난호 요정도사전에서 가장 좋았던 내용은 <올림픽의 그늘>을 뽑아주셨어요. 재미 뿐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요정쓰의 생각이 확인되네요. 💕

💌 <올림픽편>에 대한 요정쓰의 의견

👉"올림픽의 중요성이 낮아진듯한 요즘 올림픽의 그늘을 읽으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올림픽의 의미가 국가적 위상보다는 개인의 성취로 포커스가 이동하고 있다고 보여져요. 이에 맞춰 올림픽도 많은 면에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깔끔한 정리 너무 좋아요~!"

👈지인인 줄 알고 찾아봤습니다 :)

👉"최근엔 사람들이 올림픽의 그늘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경쟁의 결과보다 과정의 공정함이나 선수 개개인의 활약, 서사에 더 관심을 갖다 보니 예전에 비해 올림픽이 '국민적 관심'에서는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타임키퍼'의 역사에 대해서는 늘 중계에서 시계 브랜드를 보면서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라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브레이킹이 이번 파리부터 정식 종목이 된 것도 요정도 덕분에 처음 알게 되었어요. 제목이 "금메달을 따면 얼마나 받을까요?"인 것이 가장 아쉬웠던 점인 것 같아요."

👈장문의 댓글도, 긴 글을 꼼꼼히 다 보신 것도 감동입니다. 다른 올림픽 콘텐츠들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싶었던 의도를 알아봐주셨고 반응해주셨어요. 이번 편 콘텐츠가 넘쳐나 타임키퍼를 삭제할까 고민했는데 안 그러길 얼마나 다행인지.

제목은 고민 깊은 부분입니다. 항상 구독자분들의 취향을 고려한 두가지 제목을 보내요. 이번에도 ‘메달을 따면 혜택은?’과 ‘제2의 펠프스 탄생?’ 두 가지 제목이 나갔어요. 구독자분께는 ‘메달을 따면 혜택은?’이 나가서 언짢게 해드렸네요.

제목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이번처럼 열어봐 주시길 부탁드려요. 실망시키지 않을 콘텐츠가 들어 있을테니. 이 부분만큼은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